감상/추천   / 글 번호 578073   
  짧은 글이지만 감평 부탁합니다.
  0 이카니티[dltjdqh621]
조회 1004    추천 0   덧글 1   트랙백 0 / 2019.02.15 02:31:53

나는 당신을 지켜본다. 나는 2일간 당신이 눈을 뜨기를 기다렸다. 왜냐하면 이 병실 안에선 나와 당신밖에 없기 때문이다. 간호사가 가끔식 당신의 약을 갈아주러 오긴 하지만, 그녀는 나에게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의 기분 나쁜 반쪼가리 복제품밖에 되지 않고, 그래서 당신은 나를 싫어한다는 것을. 그녀의 관심은 오직 당신 이였다. 나 또한 당신에게 관심이 간다. 이성적 호감이란 그런 단어 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인간의 본능, 대화상대를 찾아 가는 그런 본능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당신이 눈을 뜨기를 기다렸다. 당신을 바라보는 건 생각 보다 재미있다. 당신은 나와 성별이 다르다. 나는 소녀, 당신은 소년. 당신의 외모가 생리적으로 혐오감을 일으키는 외모가 아니고, 나름 볼만한 외모기에 괜찮았던 것 도 있다. 당신을 볼 때 가장 큰 구경거리는 당신의 뒤척임이다. 이리저리 몸을 비틀며, 무슨 꿈을 꾸는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는 당신은 내게 있어 훌륭한 다큐멘터리다. 왜 당신만을 계속 보고 있냐고? 당신이 눈을 뜨기 전까진 나도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계속 당신을 바라보거나, 잠자거나, 식사를 먹는 것 말고는. 이 병실에 TV가 있긴 하지만, 그것은 심심함을 해소하기 위한 물건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을 키는 것 또한 나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이 모든 이유로 나는 당신이 눈을 뜨기를 기다렸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당신의 의식이 돌아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몸을 이리저리 비틀고 있고, 눈 쪽 근육이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마침내 당신은 눈을 떴다. 밝은 형광등의 빛이 익숙하지 않은지 당신은 눈을 몇 번 깜박였고, 주위가 낯설어 여기저기를 살펴본다. 이 병실의 기이한 넓음이 당신에게 의문을 던졌을 것이다. 6인실 정도 되어 보이는 크기에, 침대라고는 나와 당신, 이렇게 두개 밖에 없다. 누가 봐도 작위적인 배치. 그리고 당신이 마지막 기억은 아마도 평범한 일상일 것이다. 특별히 이 병원에 끌려올만한 일이 없던 일상. 그렇기에 당신은 이 병원에 끌려왔다. 왜냐하면 그 일상이 따분하다 느꼈기 때문이다. 또는 변화를 바랬기 때문일 것이다. 당신의 시선은 이 방 구석구석을 살피다가, 드디어 나에게 시선이 돌아왔다. , 이 순간을 바랬다.

안녕?”

내가 당신에게 인사를 건넨 이 순간에 당신이 나에게 품었을 감정은 의문, 나는 아마도 넘처나는 친애일 것이다. 사실 두려움도 있다. 만일 당신이 나와 대화를 거절한다면, 나는 다시 혼자서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당신은-

, 안녕?”

인사를 받아 줬다. 아아- 누군가가 내 인사를 받아준다는 것이 이리도 기쁜 것이라니! 나는 지금당장 폐기되어도 좋을 감정을 느낀다. 이 감정은 아마 나를 태어나게한 존재가 불어넣은 것일 것이다. 당신과 대화에 쾌락을 느끼는 이 신경회로 말이다. 하지만, 그게 뭐 어떤가. 당신 또한 어차피 DNA가 설계한대로 움직이는 유기물 로봇인데.

저기, 혹시 내가 무엇 때문에 입원하게 됬는지 알아?”

내가 당신의 그 짧은 한마디로 내 인생의 가치를 되돌아 보고 있을 때, 당신은 나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나는 여기서 장난을 쳐서 잘 모른다 할 수 도 있지만, 그렇다면 아마 나와 당신사이에 대화는 끊어질 것이다. 그리고 나는 당신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

. 당신은 2일전 인생이 재미없다고 느껴서 여기에 입원하게 됬어.”

내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 당신, 당신은 생각보다 귀엽다. 당신에게 일부러 이런 대답을 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상식으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저런 이유로 병원에 입원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 중증 우울증 환자라면 저렇게 자살시도를 해서 정신병원에 입원하긴 하겠지만, 안타깝게도 당신의 상식은 여기서 통하지 않기에 당신은 우울증 환자가 아니다. 당신이 고민하는 표정을 좀 더 보고 싶긴 하지만 당신에게 나쁜 인상을 남기고 싶지 않기에 진실을 말했다.

내 말을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네가 우울증에 걸렸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야. 그건 당신이 더 잘 알잖아? 내 말 그대로, 당신은 삶이 재미없다느껴서 여기에 입원하게 된 거야.”

....... 혹시 이거 몰래카메라?”

, 당신은 거기서 타협하기로 했군. 하기야 그것이 당신이 생각하는 현실적인 대답일 것이다. 당신이 조금 상상력을 발휘해 줬으면 하는 것은 내 욕심이였을까? 아니, 당신이 상상력을 발휘할수록, 문제는 이상하게 꼬이기 때문이지. 그렇기에 당신은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대답을 찾아낸 것이다.

아니, 그런 거 아니야. 당신이 입원해 있는 건 현실이야.”

진짜로?”

. 그래도 걱정하지 마. 신체나 정신에 문재가 있는 건 아니니까.”

내 말에 약간이라도 안심한 것 같다. 하기야 그게 당신의 가장 큰 걱정거리 였을 것이다.

이쯤에서 나는 당신에게 한 가지 진실을 알려야 한다. 그것은 당신이 지금 관람객이 되었고, 당신은 겔러리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이것을 당신에게 잘 설명할 자신이 없다. 워낙 초현실적인 일이라, 마그리트 정도는 되어야 내 말을 쉽게 이해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당신을 위해, 이 겔러리에 관장이자 모든 예술작품을 작업한 아티스트는 영상을 준비했다.

궁금한 게 있으면 TV를 켜봐. 사물함 안에 리모컨이 있을 거야.”

내 말에 당신은 천천히 사물함으로 손을 뻗어 열고, 그 안에 있는 리모컨을 꺼낸다. 그 리모컨으로 당신은 조심스레 TV를 향해 버튼을 눌렀다. TV에 그 TV를 제조한 브랜드의 로고가 잠시 뜨더니, 검은색과 하얀색으로 가득찬 노이즈 화면이 나온다. 당신은 잠시 멍 때렸고, 이 모습은 꽤 귀여웠다. 당신은 몇 번 체널을 돌리고, 외부입력을 눌러보고, 여러 가지를 조작해보다가, 결국 그 화면만 나온다는 것을 보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속인거 아니야. TV를 켜보니까 알겠지? 여기는 TV전파도 닫지 않는 외부와 격리된 장소.”

내 말에 당신은 더 심각한 표정이 된다. 외부와 격리된 장소. 딱 봐도 위험하거나 안전하거나 그 두 가지 사실중 하나를 선택하게 될 극단적 단어다. 아마 당신은 전자의 것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거야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모든 것이 외부와 단절된 장소에 들어왔다면 큰일이니까.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아 줬으면 한다. 나는 당신의 마음을 꺾기 위해 이 자리에 만들어 진 것이 아니다. 나는 당신이 좀 더 낙관적으로 생각했으면 한다.

걱정하지마. 당신은 특별히 잘못 한 게 없어. 그리고 당신은 감금 된게 아니야. 언제든지 이 곳을 나갈 수 있어.”

내 말에 당신은 나를 바라본다. 그래, 당신은 아마 방금 전 까지 당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지독한 공포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 당신을 싫어했고, 그래서 당신을 이런 병원 같은 거에 집어넣고 대화를 시킨다. , 만일 그 납치범이 있다면 생각보다 순정파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녀를 같은 방안에 넣어두다니, 거 참 불순한 동기가 엿보이는 범인이네. 나는 가상의 범인은 포르노를 좋아하는 구나 그런 결론을 내리고, 내 앞에 있는 당신에게 조금 더 집중하기로 했다.

그러면 나갈 수 있다는 거야?”

. 당신이 이 병원을 내려갈 의지가 있다면 말이야.”

혹시-”

난 당신의 편이야. 난 당신이 이 병원을 무사히 내려가길 바라고 있어.”

당신은 나에대한 의심을 다 지우진 못했겠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왜냐하면 이 다음 부터는 행동으로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걸을 수 있을 것 같아?”

?”

당신은 의문사로 말을 끝내고는 당신의 다리를 움직여 봤고-

.”

당신의 다리가 멀쩡히 움직이자 펑서문으로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조금 다양한 단어로 말을 수식해 줬으면 좋으련만. 나는 당신과의 대화가 고팠다.

그러면 여기로 와볼래?”

당신이 나를 여전히 수상하게 보는 것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나는 능동적일 수 없는 입장이다. 당신과의 사소한 대화라도 쾌락을 느끼는 것이 나란 생물의 핵심이였고, 그 기능이 지금 너무나 잘 작동하고 있기에 나는 당신에게 져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괜찮아, 괜찮아. 안 잡아먹어. 아니면 네가 날 잡아먹을래?”

일부러 당신 나이의 남자라면 조금은 두근거릴 상황을 말해봤다. , 물론 앞말과 뒷말의 잡아먹을래는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인 것 이지만, 당신이 카니발리즘에 대한 기호가 있어 오해했을 가능성은 없기를 바란다. 물어뜯기는 건 조금 아프니까. , 당신은 어떤 말을 들려줄려나?

“........”

그래, 침묵은 금이다. 사람은 금에 끌리기 마련이라지만, 당신이 그런 배금주의자란 사실 실망스럽다. 하지만 당신은 침대에서 조심스럽게 내려와 땅바닥에 발을 내딛었다. 그건 나를 기쁘게 했다. 나와 제대로 소통이 되었다는 것이니까. 당신은 한 걸음 한 걸음 나에게로 다가온다. 얼굴에는 여전히 의심과 망설임이 있지만, 그것에 불만을 가질 정도로 나는 속좁은 사람은 아니다. 나는 철저한 쾌락주의자고, 진정한 쾌락주의자는 자신의 쾌락이 끊어지지 않도록 성심성의를 다해야 하니까. 지금 나의 쾌락의 주체는 당신이다. 당신은 결국 나의 곁에 섰다. 그리고 뭔가 이상한 점을 눈치첸 것 같았다.

내가 왜 당신편이라 했는지 알았어?”

나는 내 정신적인 만족을 위해 당신을 필요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 육체적인 만족을 위해 당신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야한의미는 아니다. 왜냐하면-

내가 없으면 움직일 수 없어서?”

정답! 잘했어요, 짝짝짝!”

그는 내 다리가 있어야 할이불을 바라보았다. 이불은 침대와 딱 달라붙어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있었고, 그 사이를 방해하는 다리 같은 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다리가 없다. 나의 말에 당신은 약간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아마 내 다리가 없다는 것을 약점으로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까전에도 말했지만, 내 말은 말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 잘했다고 했잖아? 난 괜찮아.”

나에게 있어 내 다리는 당신보다 그리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없는 것이니까. 나는 그렇게 만들어졌으니까.

그러면 다행이고.”

- 당신은 그렇게 한숨을 한번 쉬었다. 당신은 이 병원에 떨어지는 인간들 중에서는, 꽤나 좋은 인간에 속한다. 내가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는 경험했기 때문이다. 당신은 의식주로 그리 큰 걱정을 한 적 없는 집안에서 자랐고, 그에 따라 적당한 도덕교육을 받았으며, 그 도덕관념은 지금 나를 걱정해주고 있다. 그런의미에서 나는 당신의 부모님과 당신에게 도덕관념을 형성하게 해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보낸다.

사실 나도 이 병원에서 나가고 싶거든. 그런데 말이야, 여기 병원 의료진은 전부 히포구라테스 선서를 읽었는지 내가 휠체어를 요청해도 무시하더라고.”

내 유머에 피식하는 당신을 보면 당신은 생각보다 유머감각이 이상하다고 생각된다. 사실 내가 당신에 맞춰서 태어났기에 당신이 이상하다 생각하면 나도 이상하다고 욕하게 된다. 하지만 난 내 자신에게 관대해서, 나 자신을 흉보는 것도 할 수 있으니-

이 유머를 이해하는 사람은 드문데, 혹시 별거 아닌 거에 피식하는 타입?”

. 내가 좀 그렇거든.”

당신은 순순히 당신이 이상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당신이 약간 화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 모습도 꽤 좋았으니 괜찮다.

어쨌든, 당신이 내 휠체어가 되어 주든가, 아니면 내 휠체어를 찾아주든가 해줬으면 좋겠어.”

나는 의외로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타입이다. 그래서 나를 대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게 해달라는 말을 이렇게 돌려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나의 수줍은 제안에, 당신은-

배금주의자답게 고개를 끄덕여 줬다.


작성자에 의해 2019.02.15 02:37 에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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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카니티  lv 0 33% / 33 글 6 | 댓글 33  
여기에 \"상반신 밖에 없는 미소녀의 하반신을 찾는 소설을 적고싶어\" 라고 쓰면 변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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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g가로수 02/19/01:16
요즘 나오는 소설과는 거리가 있어보이네요 문학소설이라면 모를까 라이트노벨은 아닌거같아요. 다른사람은 모르겠지만 저한테는 너무 낯선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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