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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선비 by rlight

조선의 선비가 조선과 다른 대지를 밟아가며 겪었던 신기한 이야기 3부 -지상으로 떨어진 어둠의 자식- 그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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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가던 선비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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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rlight[jc950903]
조회 361    추천 0   덧글 0    / 2019.06.23 20:16:25

언니의 말을 들은 나는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아무리 단순한 나라도 혼자 산을 둘러보는 것보다야 둘이 둘러보는 것이 더 꼼꼼하고 시간도 덜 걸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매우 희망에 차 있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나의 몸은 방금 전보다 빠르게빠르게 산속을 달려갔다. 하지만 인간의 도깨비의 요괴의 나의 모든 생명들의 삶이 모두 그러하듯 대부분의 희망사항은 희망고문으로 끝나기 마련이고, 이는 그때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으윽... 벌써.”


아직 남자애의 그림자, 피부 부스러기 하나 찾지 못했는데, 그날은, 그날만큼은 왜인지 해가 달을 빨리 물리치고 빛을 흩뿌리기 시작했다.


할 수... 없을까나.”

 

해가 뜨고, 서서히 어둡게 포근한 대지가 무섭게 밝게 불타 들어가자 나는 이 이상 돌아다닐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분한 마음과 조급한 마음을 간신히 가라앉히고, 별 수 없이 해가 미처 다 뜨기 전에, 언니가 있기로 한 그 장소로 돌아가 언니를 만나려 했다.


무엄하다! 감히 나의 몸의 손을 대려 하다니!”

“?!”


바로 그때쯤, 노랗게 물들어져가는 대지를 가로지르며, 익숙한 목소리가 다급하게 그리고 친밀하게 내 귓가로 퍼져들어갔다.


이 목소리는... 이 목소리는... 분명해. 남자앤데?”


너무 기쁜 마음에 나는 처음 이곳에 떨어졌을 때처럼 온갖 반응과 소리를 내며 남자애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뛰어나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때처럼 무언가가 수상한 낌새가 귀를 통해 마음으로 느껴져 뜀박질을 멈췄다.


“... 나의 몸에 손을 대려 한다고?”

 

언니나 도깨비를 마주쳤다면 남자애가 저런 말을 할 리가 없는데.


나는 짧게 생각을 마치고 남자애의 소리가 들린 곳으로 갔다. 역시나, 남자애의 목소리가 들려온 곳에는 남자애가 있었다. 남자애의 목소리가 들려온 그곳에서 남자애는 한 남자와 마주 보고 서 있었다.


, 어 저 사람... ?”

 

그때, 동굴에서 나를 보고 기절했던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남자애를 살기 아니, 무언가에 미쳐버린 듯한 눈으로 똑바로, 그리고 무섭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남자애는 겉으로는 멀쩡한 척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보였지만, 불행하게도 몸이 사시나무가 떨리듯 떨고 있었다.그러므로 아무리 단순한 나라지만 지금 남자애가 무슨 상황에 처해 있는지 바로 눈치챘다.


남자애가 위험에 처해있어.”


무조건적으로 나의 몸은 주먹은 남자애의 반대편에 있는 동백이라는 자에게 날려 받으려고 했으나 머릿속에 눈에 비친 단 하나의 부스러기는 나의 움직이려는 것을 멈춰버렸다.


빛이 점점... 밝아지고 있어.”

 

지금 당장 저 동백을 한 대 처 버린다 하더라도 곧, 아니 바로 태양은 머리를 내밀 것이 자명했다. 남자와 칼과 주먹을 얼마 섞지도 않아 곧 내가 사라질 것이 또한 자명했으며 그렇게 혼자 남겨진 남자애가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다는 것도, 또한 그렇게 사라진 남자애가 다시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자명했다. 그래서, 그러므로, 나는 선택해야 했다.


-.


태양은 머리를 아주 내밀었고, 나는 그 시간에 남자애와 동백이란 남자애가 한눈을 판 사이에 남자애의 그림자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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