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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선비 by rlight

조선의 선비가 조선과 다른 대지를 밟아가며 겪었던 신기한 이야기 3부 -지상으로 떨어진 어둠의 자식- 그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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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rlight[jc950903]
조회 206    추천 0   덧글 0    / 2019.08.11 17:17:05

인간은, 인간은 말이야.”


-.


?”


뭐 보내주지. 까짓것. 대신 성히는 못 가겠네.”


혼돈이야.”


 보드라운 살결에 깊숙하게, 날카로운 무언가가 박히는 소리와 함께, 불현듯, 문득, 그때, 유독 기억나지 않았던 인간에 대한 그것의 말이 떠올랐다.


 '선도 악도 아니야. 착한 것도 나쁜 것도 아니지.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야.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지. 꿈을 꾸기도 해. 꿈을 버리기도 하지. 고개를 들기도 해, 고개를 푹 숙이기도 하지. 죽이기도 하고. 죽기도 해. 그것이 지금 눈을 감고 있는 그리고 그 의 기억이 살아있는 나는 모르지만, 적어도 네가 인간을 피해야 하는 이유야. 인간은, 인간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피웅덩이에 몰리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 피웅덩이 속에서 자신의 의지로 서슬 퍼런 짓을 벌이거든.'

 

어둠 속의 그것의 경고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서 완전히 사라졌을 때, 나의 정신이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현실로 돌아와 뻗은 나의 시선에는 남자애가 칼에 찔려 있었다.


그 슨... 대야, 나 아파, 아파...”


남자애는 칼이 박힌 부위를 움켜잡으며 웅크렸다. 손으로 피가 나오는 것을 막으려 했지만 야속하게도 피는 멈추려 하지 않았다.용들은 인간들보다 회복력이나 재생력이 뛰어나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것은 성장이 모두 끝난 그리고 용으로써 모든 자격을 갖춘 성인용에게만 해당하고, 그때 쓰러진 나의 친구인 남자애는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 당시에 불행한 점이 하나 더 있었다면 결정적으로 나와 그 남자애는 상황 판단이 미숙한 어린이이었다는 것이다. 만약 검에 찔린 상태였다면, 검을 뽑지 않고 침착하게 뽑힌 그 상태로 놔두는 것이 이로웠을 텐데, 하필 당황한 나는 찔린 상태에서 내버려 둬야 한다는 것을 잊고 그만 남자애의 몸에서 칼을 뽑아버리는 바람에 남자애의 출혈은 더욱 심해졌다.


 정신 차려! 제발!”

지금 이 귀신이 있는 상황이라면, 두억이 가 온다 해도... 뭐 칼이 들지 않은 귀신이랑 싸워봐야 소용없겠지. 어이 귀신, 오늘 난 여기서 물러난다. 저 안에 있는 아이들은... 쓰읍 할 수 없지. 구워 먹든 삶아먹든 알아서 해라.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는 두억이랑 같이 다니는 귀신인 것 같고, 그 아이는 두억이랑 관련 있어 보이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나머지 복수는 언젠가... 해볼까.”


동백이란 남자는 그 말을 끝으로 유유히 나와 남자애를 놔둔 채 산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때의 나는 하지만 동백이란 남자에는 관심이 없었고, 오로지 남자애의 복부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멈추기 위해 애썼다. 만약 이 아이가 그슨대고 내가 용이여서, 내가 칼에 맞았더라면 그랬더라면 남자애가 이렇게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할 일이 없었을 텐데 하면서 어떻게든 손으로 흘러나오는 피를 막으려 애썼다.그날 하늘은 이상할 정도로, 해를 내려보내지 않았다. 그날따라 검은 하늘은 유독 달빛이 강하게 비추었고 손에 묻은 피와 피를 흘리는 남자애가 더욱 선명하게 보였을 것 같다.


아이고, 저런.”


내 눈앞에 있는 저 아리송하게 생긴 남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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